고사성어&사자성어

囊中之錐 (낭중지추)

Zyss 2023. 1. 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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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낭 / 가운데중 / 어조사지 / 송곳추

 

뛰어난 사람은 어디 가든 돋보인다.

 

전국시대 말기, 조나라는 진나라에게 침략을 받았다. 
공격이 워낙 거세 조나라는 망할 위기에 처했다.
다급해진 조나라는 이웃 초나라에게 구원병을 청하려고
재상 평원군을 보냈다.

당시 평원군은 수많은 식객을 거느린 어진 사람으로
이름나 있었다.  그는 초나라로 떠나기 전에 식객들
가운데 문무를 갖춘 스무 명을 골라 함께 가기로 했다.

그런데 열아홉 명을 뽑은 뒤에는 더 이상 고를 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때 ‘모수’라는 사람이 앞으로 나와 말했다.
“저를 함께 데려가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평원군은 얼굴조차 처음 보는 듯 그가 낯설었다.
“그대는 내 집에 온 지 몇 해나 되었소?”

“3년쯤입니다.”

“무릇 현명한 선비가 세상에 있으면 송곳이 주머니에
있는 듯해서  그 끝이 밖으로 나타나기 마련이오.
그대는 내 집에서 3년이나  있었다고 하지만
나는 한 번도 이렇다 할 이야기를 듣지 못했소. 
이는 그대가 남다른 재주를 갖고 있지 않다는 뜻이니
여기 그냥 남아 계시오.”

평원군이 고개를 가로젓자 모수가 말했다.

“맞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를 주머니에 넣어 주십사
청을 드리는 겁니다.  저를 더 일찍 주머니에 넣어 주셨더라면
송곳이 주머니를 뚫고 나와서 그 끝뿐만 아니라 자루까지
드러났을 것입니다.”

이리하여 모수도 함께 가기로 했다. 
평원군은 초나라에 도착해 협상에 들어갔다. 
초나라 왕은 평원군이 하는 끈질긴 설득에도 쉽게 동맹을
허락하지 않았다. 

진나라와 싸울 일이 겁났는지 얼른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해가 뜨면서부터 시작한 회담은 한낮이 기울도록
제자리걸음이었다. 

이때, 아래 있던 모수가 길고 큰 칼을 비껴든 채,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 평원군에게 말했다.

“이 협상은 두 마디면 끝인데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끝나지 않으니 어쩐 일입니까?”

초나라 왕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평원군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누구요?”

“제가 데려온 사람입니다.”

“네 주인과 말하고 있는데 어찌 이리 무례한가? 어서 물러가라!”

초나라 왕이 큰 소리로 꾸짖었다. 
그러자 모수가 손으로 칼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왕께서 저를 꾸짖으심은 초나라 군사가 많은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지금, 군사들은 멀리 있고 왕과 제 거리는 열 걸음 안쪽이니 
왕의 목숨은 제 손에 달려 있습니다. 
꾸짖음을 멈추시고 제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십시오. 

지난날, 초나라는 진나라와 두세 번 싸웠지만 그때마다
진 탓에 진나라를 두려워해서 우리와 동맹을 꺼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나라는 땅이 넓고 군사가 강해서 우리와 힘을 합하면
얼마든지 진나라에 복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맹은 우리뿐만 아니라 초나라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초나라 왕은 모수의 설득에 구원병을 보냈다. 
이리하여 조나라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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